내 가격을 지켜라

pseudowise
2 min readJun 9, 2020

가격이란 건 참 미묘한 존재입니다.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니즈(Needs)가 맞아 떨어지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그 니즈는 사람마다 다 다르죠. 정답이 없습니다. 그래서 가격 설정(Pricing) 작업은 항상 답답하고 아쉽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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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가지 확실한 점은 한 번 거래가 이루어진 가격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. 매우 좋은 제품인데 첫 고객이 없어 마음이 급한 경우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 ‘첫 고객이니까 레퍼런스로 활용할 겸 아주 파격적인 가격으로 줄 수도 있지 뭐’ 하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.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지요.

하지만 한 번 결정된 가격은 그 이후 거래에도 두고두고 영향을 미칩니다. ‘앞 고객은 그렇게 했으면서 왜 우리는 이 가격에 주냐’라는 피드백부터 시작하여 거기보다 같거나 싸게 안 주면 거래 불가라는 얘기도 쉽게 나옵니다. 영업할 때마다 이 산을 넘어야 하면 일도 괴롭고 성과도 나기 어렵습니다.

부동산이 불경기일 때 오피스 임대 사업의 사례를 보세요. 월 1천만원의 임대료를 10% 내리면 들어오겠다는 세입자가 줄을 서도 오피스 임대 전문가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. 가격이 무너지기 때문입이다. 부동산 중개업자, 다른 층, 다음 세입자도 그 가격을 요구하지 경기가 좋아졌으니 원래 임대료로 돌아가는 게 맞지요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. 대신 그들은 다른 혜택을 제안합니다. 한 달 임대료는 입주 기념으로 50% 할인해주겠다거나 부동산 중개료를 부담하겠다거나.

레퍼런스로 삼겠다면 아예 무상으로 주거나 낮은 가격에 줄 수도 있습니다. 대신 반대급부를 요구하세요. 홍보와 광고에 협조해달라고 하거나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 지원해달라고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격 갭(gap)을 채울 수 있습니다.

가격이 한번 발목 잡으면 완전히 다른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는 가격 만회가 어렵습니다. 할인 없이 사면 바보라는 일부 수입차 브랜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. 그 브랜드는 하늘을 나는 차를 내놓지 않는 한 할인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겁니다.

#사업 #경영 #스타트업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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